스킬 구조 해석자1회차

1회차 · 샤인

미각성자의 실기 시험

이 글에는 생성형 AI 가 쓴 부분이 있습니다 자세히

아스테리아 아카데미의 중앙 연무장은 서늘한 긴장감과 수험생들이 토해 내는 마나의 잔향으로 가득 차 있었다. 거대한 돔형 천장 아래 늘어선 열두 개의 마도 측정석은 푸르스름한 빛을 뿜으며 서슬 퍼런 위압감을 과시했다.

대륙 각지에서 몰려든 내로라하는 영애와 귀공자들, 천재라 칭송받는 각성자들이 저마다의 상태창을 허공에 띄워 둔 채 마지막 점검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허공을 수놓은 반투명한 푸른빛 창들은 그들의 계급장이자 절대적인 신분증명서였다.

“다음, 수험번호 407번. 에단 크로이츠.”

시험관의 건조한 목소리가 마도 확성기를 타고 울려 퍼졌다.

웅성거리던 소음이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단정하게 빗어 넘긴 흑발에 낡았지만 구김 하나 없는 감색 튜닉을 걸친 청년, 에단이 느긋한 걸음으로 백색 마법진 중앙에 섰다. 온화하고 단정한 인상이었으나, 그의 양손 어디에도 시스템 인터페이스를 호출할 때 나타나는 미세한 청색 파동은 일지 않았다.

시험관은 양피지 서류를 훑어내리다 미간을 팍 찌푸렸다.

“……에단 크로이츠. 크로이츠 남작가 차남. 특이사항, 15세 성인식 당시 시스템 코어 미각성.”

시험관의 입에서 ‘미각성’이라는 단어가 떨어지는 순간, 관람석과 대기열에서 노골적인 비웃음과 웅성거림이 터져 나왔다.

“미각성자? 미각성자가 여길 왜 와?” “상태창도 안 뜨는 장애인이 아스테리아 아카데미 실기를 보겠다고?” “남작가 놈이 수치도 모르고 제 발로 기어들어 왔군. 스킬 트리도 없는 놈이 마법을 어떻게 쓰겠다는 거야?”

경멸과 조롱이 섞인 시선들이 화살처럼 쏟아졌다. 시스템의 신이 내린 축복을 받지 못한 자, 상태창에 스킬 하나 띄우지 못하는 자는 이 세계에서 가축보다 조금 나은 취급을 받는 낙오자에 불과했다. 스킬 등급이 곧 혈통이자 권력이 된 시대에, 미각성자는 마법을 다룰 자격조차 박탈당한 존재였다.

시험관은 혀를 차며 에단을 한심하다는 듯 쳐다보았다.

“수험생 에단. 마도 측정석은 F급 기본 스킬이라도 타격 판정이 등록되어야 수치가 기록된다. 맨몸으로 두드려 봐야 0점 처리될 뿐이야. 가문의 명예를 생각해서라도 그냥 기권하는 게 어떤가?”

에단은 가볍게 어깨를 으쓱였다. 그의 입가에는 조롱을 받는 사람답지 않게 매끄럽고 여유로운 미소가 걸려 있었다.

“시험관님, 아카데미 규정집 제4조 2항을 보면 ‘체내 혹은 외부의 마나를 이용해 측정석에 유의미한 충격을 가할 것’이라고만 명시되어 있지, 반드시 시스템이 인가한 정규 스킬이어야 한다는 조항은 없던데요.”

“뭐? 그건 당연히 마법을 스킬로 구현하니까……!”

“원리만 같으면 결과도 같아야 정상적인 물리 법칙이죠. 아니, 여기서는 마나 역학이라고 불러야 하나요?”

에단의 나직하고 조리 있는 반박에 시험관의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졌다.

“헛소리를 길게 늘어놓는군. 규정이 그렇다면 시험은 보게 해 주지. 단, 파괴력 수치가 10 미만으로 나오면 아카데미 모독죄로 즉각 퇴출당할 줄 알아라. 시작해!”

시험관이 손을 내리치자, 측정석의 표면에 황금색 방어 결계가 웅웅거리며 전개되었다. 3급 마도석으로 깎아 만든 그 기둥은 웬만한 B급 각성자의 상위 화염 마법도 거뜬히 흡수해 내는 견고한 물건이었다.

에단은 측정석을 마주 보고 천천히 숨을 들이쉬었다.

그의 눈동자가 차갑게 가라앉으며, 주변의 공기가 일순간 비틀리기 시작했다. 시스템 창따위는 허공에 떠오르지 않았다. 스킬 발동을 알리는 기계적인 효과음도, 정형화된 시전 영창도 없었다.

‘마나 밀도 1.42, 기압 1013헥토파스칼, 습도 45퍼센트.’

에단의 머릿속에서 정교한 수학적 좌표와 물리 역학 방정식이 광속으로 전개되었다.

대기 중에 떠도는 자유 마나 입자들이 에단의 손끝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것은 시스템이 제공하는 ‘파이어볼’ 스킬의 자동 연산 기능이 아니었다. 시스템이라는 게으른 프로그램이 마나의 형태를 강제로 굳혀 놓은 ‘완제품’이 아니라, 마나라는 에너지 입자의 본질을 직접 쪼개고 비틀어 조립하는 순수한 수동 제어였다.

‘기본 점화점 생성. 중심핵 반경 2센티미터로 압축. 그 외벽에 역방향 나선 기류를 세 겹 덧씌운다.’

에단의 오른손 손바닥 위에 조그마한 불꽃이 피어올랐다.

화려하고 거대한 마법진도 없이 나타난 주먹만 한 붉은 불씨를 보며, 대기석에 앉아 있던 수험생들이 키득거렸다.

“푸하하! 저게 뭐야? 1클래스 파이어볼보다 작잖아!” “불티 하나 만들어 놓고 온갖 폼은 다 잡네. 저걸로 측정석에 그을음이나 남기겠어?”

하지만 에단의 손바닥 위에 얹힌 불꽃은 평범한 화염이 아니었다.

겉보기에는 초라한 작은 불씨였으나, 그 내부는 광기 어린 회전수로 마나 입자가 압축되며 초고밀도의 회전 토크를 형성하고 있었다. 중심핵은 안으로 수축하려 하고, 세 겹의 나선 기류는 바깥으로 팽창하려는 극도의 에너지 불균형 상태. 현대 물리학에서 말하는 ‘다단 성형작약탄’의 기하학적 구조를 순수 마나로 모사한 형상이었다.

‘마나 기하학, 제3공식. 삼중 간섭 폭축.’

에단이 손가락을 가볍게 튕겼다.

탁.

작은 마찰음과 함께, 주먹만 한 화염구가 허공을 갈랐다. 그것은 시스템 스킬처럼 정해진 궤적을 날아가는 것이 아니라, 공기 저항을 최소화하는 유선형 궤도를 그리며 소리도 없이 측정석 정중앙에 내려앉았다.

아무런 굉음도 나지 않았다. 화염구가 측정석 결계에 닿는 순간, 겉불꽃이 스르륵 사라졌다.

“거 봐, 불발이잖아!” 시험관이 콧방귀를 뀌며 실격 처리를 위해 깃펜을 들려던 바로 그 찰나였다.

측정석 내부에서 뼛속까지 울리는 기괴한 파열음이 터져 나왔다.

드드드득—!

측정석의 황금색 결계가 안쪽으로 찌그러졌다. 화염구의 중심핵에 갇혀 있던 삼중 나선 마나가 시차를 두고 0.01초 간격으로 연속 폭발을 일으킨 것이었다. 1차 폭발이 결계의 파장을 찢어 발겼고, 2차 폭발이 방어석의 외벽을 관통했으며, 중심부에서 터진 3차 폭축 에너지가 측정석 내부의 마나 회로를 완전히 뒤흔들었다.

콰아아아앙——!

눈이 멀 것 같은 백색 섬광과 함께 폭풍이 연무장을 휩쓸었다.

거센 후폭풍에 시험관의 서류들이 허공으로 흩날렸고, 앞자리에 앉아 있던 귀족 자제들이 비명을 지르며 팔로 얼굴을 가렸다. 바닥을 뒤흔드는 진동이 가라앉고 자욱한 연기가 걷히자, 연무장 안의 모든 사람이 숨을 멈췄다.

B급 마법도 흡수한다던 3급 측정석은 온데간데없었다.

단단한 석재 기둥은 밑동만 남은 채 산산조각이 나 바닥에 나뒹굴고 있었고, 그 자리에는 새까맣게 녹아내린 유리질의 크레이터만이 김을 모락모락 피워 올리고 있었다.

“……어?”

시험관의 손에서 깃펜이 툭 떨어졌다.

정적.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완벽한 침묵 속에서, 에단만이 옷자락에 묻은 보이지 않는 먼지를 털어내며 생긋 웃었다.

“측정석이 부서져서 수치가 안 나오네. 이거, 몇 점 처리인가요?”

그 누구도 대답하지 못했다.

시스템의 인가를 받지 못한 미각성자가, 허공에 파란 창 하나 띄우지 않고, 대륙 최고 학술기관의 방어 측정석을 가루로 만들어 버린 순간이었다.

에단은 턱이 빠질 듯 굳어버린 시험관을 보며 속으로 혀를 찼다.

‘역시 예상대로군. 마나를 정형화된 스킬이라는 틀에 가둬 두고 쓰니까, 이런 단순한 유체역학적 간섭 구조 하나에도 결계의 위상각이 박살 나는 거지.’

이 한심하고 나태한 세계를 향한 차가운 실소가 그의 입꼬리에 은밀히 걸렸다.

에단 크로이츠가 이 세계의 기형적인 구조를 깨달은 것은, 그의 나이 겨우 다섯 살 무렵이었다.

그날은 유난히 번개가 요란하게 치던 밤이었다. 다섯 살의 어린 에단은 고열에 시달리며 침대에 누워 있다가, 벼락이 뇌수를 관통하는 듯한 충격과 함께 전생의 모든 기억을 되찾았다.

전생의 그는 지구의 천재 물리학자였다.

스물다섯의 나이에 상온 초전도체의 완벽한 합성 메커니즘을 규명하고, 현대 과학의 패러다임을 송두리째 뒤바꿀 공식을 완성했던 날. 연구실을 가득 메운 학술지 기자들의 카메라 플래시 대신, 차원을 찢고 나타난 기괴한 존재와 마주했다.

스스로를 ‘시스템의 관리자’이자 ‘신’이라 칭한 그 거대한 빛 덩어리는, 오만하기 짝이 없는 목소리로 지껄였다.

[지나치게 진리에 근접한 지성체여. 너의 탐구는 필멸자의 영역을 넘었다. 정해진 법칙 아래 순응하는 법을 배우거라.]

그 일방적인 선고와 함께 의식을 잃었고, 눈을 떴을 때는 마나라는 미지의 에너지가 실재하는 이 이세계의 갓난아기, 에단 크로이츠가 되어 있었다.

처음 기억이 돌아왔을 때부터 에단은 마나라는 미지의 에너지원에 매료되었다.

질량 보존의 법칙을 무시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일정한 엔트로피 교환 비율을 유지하고, 관측자의 의지라는 파동에 반응하여 상태를 변화시키는 마법적 입자. 전생의 물리학자였던 에단에게 그것은 온몸의 피를 끓어오르게 만드는 궁극의 연구 대상이었다.

그는 다섯 살의 어린 몸으로 곧장 연구에 착수했다. 남들이 글자를 배우고 응석을 부릴 나이에, 에단은 체내 미세 마나의 유동을 관측하고 수식화하며 순수한 이학적 계산만으로 마나를 다루는 법을 깨우쳤다. 스킬이라는 개념조차 모른 채, 열역학과 파동 방정식의 원리를 응용해 손끝에서 정교한 불꽃을 피워 올리고 바람의 벡터를 제어하는 마법을 이미 완성해 냈던 것이다.

그러나 열다섯 살이 되던 해, 대륙의 모든 인간이 거치는 ‘성인 각성의 날’에 에단은 이 세계가 품은 조잡하고 기형적인 실체를 똑똑히 목도하게 되었다.

대륙의 인간들은 열다섯이 되면 성황청이 관리하는 신전의 제단에 올라 신의 은총을 받았다. 제단에 손을 얹으면 영혼의 중심에 ‘시스템 코어’라는 정체불명의 외장 기관이 기생하듯 자리 잡았고, 눈앞에 푸른 반투명 창이 떠올랐다.

[스테이터스] [이름: 카일] [직업: 전사] [보유 스킬: 강타(F), 연속 베기(F)……]

그것은 얼핏 보면 인간을 강하게 만들어 주는 축복 같았다.

복잡한 마나의 파동 방정식이나 역학 계산을 할 필요 없이, 그저 허공의 스킬 버튼을 ‘클릭’하거나 머릿속으로 스킬명을 떠올리기만 하면 시스템 코어가 알아서 체내 마나를 소모해 마법과 무기술을 발동시켜 주었으니까.

하지만 에단의 눈에 비친 시스템은 축복이 아니었다. 그것은 인류의 지성과 가능성을 거세하는 거대한 ‘가축 사육장’에 불과했다.

스킬이라는 정형화된 매크로 프로그램을 거치면서 마나는 낭비되었고, 시스템이 지정한 ‘쿨타임’과 ‘고정 마나 소모량’이라는 인위적인 제약에 뇌와 신체가 종속되었다. 더 심각한 것은 사람들이 마법이 일어나는 ‘원리’에 대해 생각하기를 완전히 멈추어 버렸다는 점이었다.

왜 불꽃이 피어나는가? 마나가 어떤 기하학적 구조로 회전하며 열역학적 변화를 유도하는가?

그 누구도 묻지 않았다. 그저 스킬 레벨을 올리고, 스킬 포인트를 투자해 시스템이 떠먹여 주는 결과물만을 넙죽 받아먹을 뿐이었다.

그리고 에단이 제단에 손을 얹었던 날.

성황청의 제단에서 뿜어져 나온 시스템 코어가 에단의 영혼을 잠식하려 파고들었다. 그러나 에단의 체내에는 이미 다섯 살 때부터 10년간 갈고닦아 온 독자적인 마나 순환계와 정교한 역학 회로가 빈틈없이 자리 잡고 있었다.

자연 법칙의 본질에 도달해 있던 에단의 마나 체계는, 조잡하고 규격화된 시스템의 외장 코어를 '악성 불순물'로 인식하여 격렬하게 거부 반응을 일으켰다.

파지지직!

[경고: 개체의 독자적 마나 회로와 심각한 충돌 발생.] [시스템 코어의 정착에 실패했습니다.] [외장 기관 삽입 불가 — 배출을 개시합니다.] [판정: 미각성자.]

신전의 푸른 마나 파동이 날카로운 파열음과 함께 튕겨져 나갔다.

신관들은 경악했고, 크로이츠 남작가는 절망했다. 스킬을 쓰지 못하는 미각성자는 마나를 다룰 수 없는 쓰레기라는 것이 이 세계의 상식이었으니까. 남작은 에단을 수치스러워하며 별채에 방치했고, 가문의 후계자 자리에서는 당연하다는 듯 박탈당했다.

그러나 에단은 절망하지 않았다. 오히려 쾌재를 불렀다.

‘다행이야. 저딴 싸구려 매크로 프로그램 따위에 내 마나와 뇌를 저당 잡히지 않아서.’

그에게는 시스템 창도, 스킬 포인트도, 편리한 상태창도 없었다. 대신 그에게는 전생에서 완성했던 초전도 역학과 양자역학의 지식, 그리고 마나라는 에너지를 관측하고 수치화할 수 있는 이학적 사고력이 있었다.

에단은 마나를 기하학적 도형과 벡터 공간으로 해석하는 독자적인 학문 체계, ‘마나 기하학’을 정립해 나갔다.

남들이 [파이어볼] 스킬 버튼을 누르며 시스템이 정해 준 규격의 마나를 허공에 흩뿌릴 때, 에단은 열역학 제1법칙과 제2법칙을 마나의 파동에 대입해 최소한의 에너지로 초고온의 플라즈마를 형성하는 회전 구조를 유도해 냈다.

남들이 시스템이 정한 10초의 쿨타임 동안 멍하니 칼을 휘두를 때, 에단은 인체 신경계의 전위차와 마나의 전도성을 조율하여 쿨타임이라는 제약 자체를 물리적으로 우회하는 기술을 완성했다.

그것이 바로 에단 크로이츠만의 독문 마도, ‘마나 오버라이드’였다.

시스템이라는 정형화된 소프트웨어를 강제로 무시하고, 마나라는 하드웨어의 근본 역학을 직접 조작해 세계의 법칙을 덮어쓰는 기술.

‘신이든 뭐든, 잘난 척하며 나를 이 세계로 던져 넣은 놈의 면상을 언젠가는 반드시 짓뭉개 주겠어. 네놈들이 만들어 둔 이 유치찬란한 시스템 놀이터를 근본부터 부숴 버리면서 말이지.’

그 목적을 위해 에단에게는 힘과 자원이 필요했다.

대륙의 모든 마도 지식이 집대성되어 있고, 고대 유적과 던전의 비밀이 잠들어 있는 곳.

‘아스테리아 아카데미.’

그곳이야말로 시스템의 기원을 파헤치고, 이 나태한 세계의 지배 구조를 뒤흔들 연구를 완성하기 위한 최적의 무대였다.

“……407번, 에단 크로이츠. 파괴력 측정…… 계측 불가.”

시험관은 떨리는 목소리로 간신히 판정을 내렸다.

측정석 자체가 박살 나 버렸으니 수치를 매길 수 없는 것은 당연했다. 하지만 그 파괴력은 최소 A급 이상의 마법에 준하는 위력이었다.

연무장 관람석 한구석, 붉은색 제복을 단정하게 차려입고 팔짱을 낀 채 시험을 지켜보던 한 소녀의 붉은 눈동자가 이채를 띠었다.

불꽃처럼 타오르는 붉은 장발을 포니테일로 묶어 올린 소녀, 레오나 폰 하르트였다.

하르트 대공가의 적통이자, 열다섯 성인식 때 유니크 등급의 스킬 [홍련검]을 각성하며 ‘제국의 검희’라 불리는 당대 최고의 천재 각성자.

그녀의 허리춤에 찬 보검에서 흘러나오는 서슬 퍼런 마력 기운에, 주위의 다른 귀족 수험생들은 감히 숨도 크게 쉬지 못하고 있었다.

레오나는 부서진 측정석의 파편을 뚫어져라 응시하며 미간을 좁혔다.

‘뭐지? 저 남자의 몸에서 스킬 발동 특유의 시스템 공명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어.’

레오나는 대륙 최강의 검사 가문에서 혹독한 영재 교육을 받아 왔다. 그녀의 감각은 스킬이 발동될 때 발생하는 시스템 특유의 파동 주파수를 예민하게 잡아낼 수 있었다.

하지만 방금 에단의 공격에는 그 주파수가 전무했다.

마치 숨을 쉬듯, 자연스럽게 대기의 마나를 쥐어짜서 던진 것 같은 이질적인 감각. 게다가 불꽃의 크기에 비해 비정상적으로 높았던 내부 압력과 기괴한 폭발 연쇄 반응까지.

“미각성자라고……? 저런 움직임을 보이는 미각성자가 존재할 리 없어. 뭔가 속임수를 쓴 건가?”

레오나는 당당한 자세를 유지하려 애썼지만, 호기심과 당혹감에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가문의 영광을 위해 이번 실기 시험에서 압도적인 수석을 차지하려던 그녀의 계획에, 전혀 예상치 못한 변수가 끼어든 셈이었다.